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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 콘셉트, 소구대상과 내용

by 뿐뿐 2022. 8. 10.

문화기획이란 문화적 메시지를 언제,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어떤 인력을 얼마나 동원하며, 예산은 어떻게 조달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입니다. 문화기획의 짜임새를 파악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기획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들과 더 나아가 그것들 사이의 관계와 수순입니다. 문화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그 항목들과 수순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으로 고려해야 할 항목은 콘셉트와 소구대상, 예산, 인력, 내용, 일정, 장소, 홍보마케팅, 사후 평가를 들 수 있습니다. 

콘셉트의 설정 과정에서는 기획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분석과 문화 콘텐츠의 동향 분석, 즉 트렌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트렌드란 짧은 시간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유행과 달리 한 사회가 특정 방향으로 가는 시대의 흐름, 시대의 변동을 가리킵니다. 트렌드는 단일한 것이 아니며 흔히 트렌드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와 지속 기간에 따라 마이크로 트렌드(micro trend), 매크로 트렌드(macro trend), 매가트렌드(mega trend), 메타트렌드(meta trend)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 트렌드란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가리키며, 매크로 트렌드란 이런 마이크로 트렌드가 3~5년 이상 지속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때를 말합니다. 메가트렌드란 대략 10여 년 이상 지속되며 대부분의 사람과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경향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메타트렌드란 변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장기간에 걸치는 복잡한 트렌드를 말합니다. 

콘셉트의 설정이란 그러한 분석에 근거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추상적인 개념, 또는 개념들의 조합을 잡아내는 작업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콘셉트가 설정되고 나면 그 콘셉트에 따라서 내용이 구성되고, 캐스팅, 홍보, 연출과 마케팅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콘셉트를 잘 설정하는 것은 문화기획의 일차적 작업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콘셉트의 설정 과정에서는 기획의 배경이 되는 사회문화적 상황에 대한 분석과 그 분야 콘텐츠의 동향에 대한 분석이 중요합니다. 이들 상황이나 동향과 잘 조화되면 콘셉트의 호소력이 그만큼 커지지만 아무리 좋은 콘셉트라도 상황이나 동향과 조화되지 않으면 수용자의 눈길을 끌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히 상황이나 동향에 관한 분석은 설문조사나 자료조사 등의 조사를 통해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얻는 등의 과정을 통해서 진행됩니다. 이러한 조사는 특히 광고 기획에서 많이 발달한 것으로 최근에는 광고만이 아니라 영화, 공연, 드라마 등 산업화되고 있는 분야의 곳곳에서 유사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화기획의 콘셉트 설정 과정에서 기획의 배경을 이루는 사회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분석과 콘텐츠 동향 분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문화콘텐츠를 보고 즐길 사람을 누구로 잡을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문화기획이란 결국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정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누구'에 해당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소구대상, 또는 타깃이라고 부릅니다. 소구대상은 기획의 목적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기획의 주 타깃 층으로 삼은 집단이 바로 소구대상입니다. 기획의 과정에서는 이러한 소구대상의 인구학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특성을 분석해야 합니다. 이러한 분석에 기초하여 우리는 생에 경험, 세대 경험, 문화적 취향, 라이프 스타일, 소비 취향 등 많은 사회문화적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그러한 사회문화적 정보를 토대로 콘셉트에 맞는 소구대상 층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기획에서 소구대상에 대한 분석은 동원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추정하여 적절한 예산을 짜는 데에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동원할 수 있는 수용자의 수를 예측해 보는 것은 공연 기간이나 축제 장소 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되며 기획 예산의 범위를 규정하는데 주요 근거가 됩니다. 

콘셉트가 마련되고 소구대상이 결정되었다면 어떤 내용을 구성하는지가 핵심적인 사안이 됩니다. 이 내용 구성의 작업은 기획자, 연출자와 더불어 주로 작가가 담당하는 작업입니다. 경우에 따라 프로그래머, 큐레이터가 담당하기도 합니다. 충실하고 소구력 높은 내용을 구성하려면 문헌 및 자료조사, 인터뷰, 참여관찰, 섭외 등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광범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수용자의 욕구에 부합할 수 있는 내용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미디어의 발전 역시 문화 이벤트의 내용구성과 관련하여 깊이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뉴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내용의 생산자와 수용자 사이의 분리가 약화되고 경계가 무너지면서 전통적인 내용 구성 방법을 일정부분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뉴미디어는 문화콘텐츠의 수용자가 생산자에게 피드백을 할 수 있는 통로를 풍부하게 제공해주며 나아가 직접 생산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높여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결과 문화 콘텐츠 생산의 여러 단계에서는 물론 콘텐츠의 내용 구성이 완결된 이후에도 수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새롭게 내용을 수정할 기회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특성은 수용자의 구미에 좀 더 부합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수용자의 기호가 워낙 다양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양한 수용자의 요구를 일일이 수렴하려다 보면 애초에 기획했던 의도를 벗어나 적절한 중심을 갖지 못한 내용으로 귀결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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